[신동아방송=허나영 기자] 경남 양산지역 고입에서 학교 절반이 정원 부족인데도 불합격 학생이 무더기로 발생하는 현상이 올해 또다시 발생했다.

벌써 3년째로, 비평준화 지역에서 합격ㆍ불합격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여론이 있는 반면, 입시 부담을 덜고 학생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교육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양산교육지원청과 고등학교별 원서접수 자료에 따르면 양산지역 고교 6곳에서 정원 150명이 미달했지만, 나머지 고교 4곳에서는 정원 초과로 76명을 불합격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원 부족 학교는 물금고(10명), 양산고(11명), 양산제일고(37명), 보광고(32명), 서창고(43명), 효암고(17명)고, 정원이 넘쳐 불합격 학생이 생긴 학교는 범어고(27명), 양산여고(8명), 양산남부고(34명), 웅상고(7명)다.

이 같은 현상은 그동안 양산지역 고입에 비춰볼 때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2019학년도 고입 때부터 발생했다.

양산은 해마다 졸업생 수에 비해 고교 입학 정원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0~300여명의 졸업생이 특목고와 특성화고 등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기 때문에 정원 미달이나 불합격 학생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도 중학교 졸업생은 2천985명, 고등학교 정원은 2천793명이지만, 다른 지역 진학이 290여명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인문계 고교 진학을 원하는 학생은 누구나 양산지역 고교에 진학할 수 있던 셈이다.

하지만 양산은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다. 비평준화 지역은 내신석차로 고교를 지원하는 방식이기에 성적에 따라 합격ㆍ불합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동안 고교별 입시 합격 점수를 공개하고, 진학교사 간 사전협의를 통해 학생 수를 조정하는 일종의 편법을 통해 이같은 현상을 최소화해 왔다.

하지만 2018년 양산 고교평준화 도입이 무산되면서 2019학년도 입시부터 점수 공개와 사전협의 등 관행이 완전히 없어졌다.

'편법 금지'라는 교육청 방침이 있기도 했지만, '실제 비평준화 지역 방식으로 고교 입시를 치르는 것이 맞다'는 의식이 양산 교육계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 학부모, 진학지도 교사들은 대규모 불합격을 막기 위해 안전ㆍ하향 지원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합격 점수가 높았던 선호 고교들 정원이 무더기로 미달했다.

입시 전략을 넘어 눈치 싸움으로 고입을 치러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일선에서는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중위권 학생들조차도 불안한 마음에 다른 지역 진학을 선택하는 등 학생 외부 유출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30명 넘게 정원이 미달하면 다음 해에는 1개 반을 감축할 수밖에 없어, 안정적이지 않은 고입에 일선 학교도 혼란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교육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산교육지원청은 "내달 13일부터 18일까지 신입생 추가 모집을 진행, 불합격 학생들을 대부분 수용해 정원 미달 사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비평준화 지역의 일반적인 현상을 막자고 또다시 고입에 편법을 허용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허나영 기자 navi100400@naver.com